코가 사라졌다. 그리고 사라진 코는 정체불명의 공원에서 출현한다. 남자는 코를 찾기 위해 달리고, 마침내 자신의 코를 대면한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어떻게 봐라봐야 할까? 영화 코>는 당대 러시아 관료주의를 풍자한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소설 코>를 2024년 한국에서 재현한다. 하루 아침에 코가 사라졌다는, 소설 속 엉뚱한 발상과 유머러스함을 일정 부분 계승하고 있지만, 영화 코>의 특권적인 주제라면, 코가 사라진 신체가 세계와 맺는 관계이다. 코가 사라진 신체는 코>에서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신체의 결함,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신체가 타인의 신체와 다르다는 사실은, 주변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받고, 신체의 공백을 두꺼운 금속으로 가려야만 되는 어떤 압제로 다가온다. 코>는 그럼에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