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인간이 있다. 그리고 좁은 방이 있다. 골방과도 같은 음침한 방에는 자그마한 햇빛만이 내리 쬐고 있다. 두 인간의 모습은 어딘가 이상하다. 인간이라기에는 말하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어눌하고, 마치 광합성을 하는 것처럼 침대에 잠자코 누워있다. 대체 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영화는 설명해 주지 않는다. 다만 희미한 기억들이 차츰 틈입하기 시작한다. 이 기억은 희망적이지도 그렇다고 선명하지도 않은 혼탁한 기억들이다. 칼, 피, 상처와 같은 폭력의 이미지부터 하천과 소녀의 영롱한 이미지까지, 종잡을 수 없는 기억의 파편들이 드문드문 영화 속에서 출현한다. 기억의 잔해 속에서 두 인물은 좁은 골방을 흐릿하게 헤맨다. 기억은 그들의 족쇄이다. 마치 어떤 메아리처럼 영원히영원히영원히... 되풀이하는 그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