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EGOFF | 상영작 인터뷰 ❛서부웨이❜
안녕하세요! 유령입니다( ᐛ )و
4th EGOFF 상영작 ❛서부웨이❜ 허성준 감독님의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Q. 먼저 제작 계기가 궁금합니다! 유령의 조심스러운 추측으로는, 졸업영화를 기획하다가 자연스럽게 자전적인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요. 어떻게 졸업영화를 찍는 학생과 카우보이의 만남을 기획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졸업영화를 찍기 위해 기존에 준비하던 시나리오는 완전히 다른 내용의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면 볼수록 ‘이게 정말로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영화인가?’ 생각이 들었고, 더 이상 퇴고가 되지 않는 시나리오를 엎고 처음부터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도전해보고 싶었던 서부 영화를 찍어보자 생각하며 <서부웨이>의 초고를 썼습니다. 퇴고를 하며 자연스럽게 저의 모습이 주인공 ‘수민’에게 스며들었고, 그렇게 지금의 <서부웨이>의 내용이 되었습니다.
Q. 한국에서 서부극을 찍기 쉽지 않았을 텐데도, 장르의 매력이 확 들어오는 작품이었습니다. 로케이션을 어떻게 구하게 되셨나요?
A. 장르 특성상 원하는 로케이션을 완벽하게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피디와 촬영감독과 직접 발로 뛰며 마음에 드는 로케이션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각 씬에 맞는, 장르에 맞는 로케이션을 위해 여기저기 직접 가서 허락을 구하며, 그렇게 가장 <서부웨이>라는 시나리오에 적합한 로케이션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술집 씬 로케이션과, 광활한 산 로케이션은 촬영감독 덕분에 찾게 된 영화에 정말 잘 맞는 로케이션이었습니다.
Q. 로케이션도 다양하고, 유머러스한 작품이라 촬영장 에피소드가 가득할 것 같아요. 촬영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A. 영화 촬영 기간 동안 잭 역할 도영 배우님과 피디의 생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촬영이 끝나고 깜짝 생일파티를 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특히 도영 배우님의 생일파티는 모닥불 장면 촬영 때 이루어졌는데, 시간도 늦고, 주변 모든 편의점을 돌아도 생일 초가 없어서 결국 생일 초가 아닌 모닥불을 불고 소원을 빌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Q. 매력적인 현대 서부극이라 느꼈는데요. 서부극을 현대 대한민국 배경으로 가져오면서 가장 공들인 부분이나, 오마주 삼은 작품이 있으실까요?
A. 웨스턴이라는 장르는 지형적/상황적으로 한국에서 만들기 어렵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김지운 감독님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처럼 색깔이 강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민과 진실의 졸업 영화를 둘러싼 갈등에 서부라는 장르를 흡수시키기 위해 정말 많은 서부 영화들을 보고 공부하였습니다. 많은 서부영화 중에 특히나 정말 좋아하는 작품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님의 <석양의 무법자>으로 <서부웨이>를 기획하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작품입니다. 그래서 <서부웨이>에는 <석양의 무법자> 오마주한 장면이 있습니다.
Q. <서부웨이>라는 제목이 재치 있다고 느꼈습니다. 어떻게 제목을 생각하게 되셨나요?
A. <서부웨이>는 지인에게 제안받은 제목입니다. 단순하지만 <서부 + WAY>라는 단어의 조합 통해 주인공 ‘수민’이 졸업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서부로 향하는 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무엇보다 유명한 샌드위치 프랜차이즈랑 이름이 비슷해 사람들 입에 착 달라붙지 않을까 해서 제목으로 결정했습니다.
Q. 이외에도 감독님이 연출적으로 가장 고민하신 부분을 자유롭게 들려주세요.
A. 가장 큰 고민은 대사였습니다. 코미디적인 부분을 살리면서 수민과 진실의 갈등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신경 썼습니다. 그래서 너무 무겁지만은 않게 잭의 대사로 환기를 해주었습니다. 또한 강도의 역할 지나가는 배역으로 두고 싶지 않아서 환기 포인트로 넣었습니다. 그로 인해 잭과 강도의 캐릭터가 그냥 웃음을 위한 평면적인 캐릭터가 될까 우려도 있었습니다. 코미디와 진지한 분위기의 기준을 잡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던 것 같습니다.
Q. <서부웨이>는 제작하신지 얼마 안 된 영화로 알고 있는데요. 이 영화를 찍기 전과 후에 감독님 일상에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A. 일상에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지만 마음가짐은 달라진 것 같습니다. 영화 속 수민이처럼, 조금 더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귀 기울이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작품을 찍게 되면 '잭' 같은 동료를 찾아 나서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
Q. 앞으로도 비슷한 장르의 영화를 찍고 싶으신지요! 또는 현재 기획 중인 영화나 앞으로 영화인으로서 목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기회가 된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시나리오를 써서 내년에 새 작품을 찍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고, 만약에 새 작품을 기획하게 되면 비슷한 장르보다는 또 한 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관객들과 함께 직접 연출한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건 크나큰 행복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허성준 감독님의 인터뷰 잘 만나보셨나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한국형 서부영화이니 극장에서 관람할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୧(´ᴗ`)୨
2024년 10월 19일 토요일 강남 시티극장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