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떠도는유령영화제/4th EGOFF

4th EGOFF | 상영작 인터뷰 ❛추상의 기원❜

egoff 2024. 10. 4. 16:44

안녕하세요! 유령입니다ꉂ☺︎ᵎᵎᵎ

4th EGOFF 상영작 ❛추상의 기원❜ 노영미 감독님의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Q. 감독님, 안녕하세요~ ❛추상의 기원❜은 상당히 독특하고 인상적인 작품이었어요. 어떻게 제작하게 되셨나요?

A. <추상의 기원>은 미대의 마지막 학기 때 들었던 ‘퍼펫 애니메이션‘ 수업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입니다. 당시 저는 주로 평면과 설치작업을 했었는데, 사물이나 현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지 않는 그 어떤 새로운 것에 몰두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늘 미지(未知)의 숲 향해 힘차게 떠나지만, 매번 기지(旣知)의 늪으로 도달한 기분이랄까? ‘이번엔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결과물에서 익숙한 무언가가 느껴졌습니다. 그 실패담을 극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Q. 주인공 캐릭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사랑도 하는 캐릭터인데요. 주인공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더 부연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A.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가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그림이 그 어떤 것도 재현하지 않는 형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잠이 든 후, 그림은 말해줍니다. 사실, 그가 그린 것은 한때 가장 가까웠던 사람의 구체적인 형상이었다는 것을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추상의 기원' 제작 현장

 

 

Q. 영화가 2011년에 제작되었어요. 혹시 감독님은 계속 영화 작업을 이어가고 계신지요. 근황을 들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A. <추상의 기원>은 소중한 저의 첫 영화입니다. 무생물인 인형이 마치 살아난 듯, 움직이는 것을 목격한 경험은 당시에 엄청난 충격과 자극을 안겨주었습니다. 제작당시 흡사 열병을 앓듯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자다가도 몇 번을 깨서 인형을 확인하곤 했습니다. 그 강렬한 기억은 계속 가슴에 남아, 2014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의 길로 저를 이끌었습니다. 이후 애니메이션, 실험영화, 실사영화의 범주를 넘나들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마치 강렬한 첫사랑의 기억에 갇힌 듯 제가 만드는 작업물은 여전히 프레임과 프레임의 사이, 움직임의 환영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Q. 2024년에 다시 보는 <추상의 기원>은 감독님께 어떤 영화인가요?

A. 얼마 전 영화제에 출품하면서 <추상의 기원>을 수년 만에 다시 보았습니다. 최근 작업을 시작했는데, 그 ‘새로운’ 작업 속에서 어떤 익숙한 요소들이 <추상의 기원>에 담겨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나의 최초의 영화는 내내 다음 영화의 기원이 되어있었구나.’ 깨닫게 되어 뭉클해졌습니다.

 

 

'추상의 기원' 제작 현장

 

Q. 마지막으로 <추상의 기원>을 관람할 관객분들께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당신은 지금 어느 누군가의 시작을 보고 계십니다. 2분 채 되지 않은 짧은 영화이지만, 재미있는 관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여기까지 노영미 감독님의 인터뷰였습니다㋡

누구에게나 첫 작품은 평생에 영향을 주는 것 같은데요.

저 유령도 감독님을 인터뷰하며 처음 쓴 이야기를 떠올려 보게 되었답니다!

 

노영미 감독님의 ❛추상의 기원❜은 2024년 10월 19일 토요일 강남 시티극장에서 상영됩니다.

곧 만나요!